검은머리갈매기 ‘날아간 새 둥지의 꿈’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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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6월 송도 9공구 예정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검은머리갈매기들. /경인일보 DB

경제청,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강행… 인공섬 계획 철회
“생색내기용 조성발표후 무책임하게 중단” 비판 목소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검은머리갈매기 대체 서식지 조성 계획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천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2일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 앞 갯벌에 1만9천500㎡ 규모로 지어질 계획이었던 검은머리갈매기 인공섬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2외곽순환도로 노선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 일대에 서식지를 조성한다 해도 검은머리갈매기가 이곳을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공섬 계획을 철회한 인천경제청의 얘기다.
또 조류의 주요 먹이터인 갯벌 위에 콘크리트 형태의 인공 섬을 세우는 것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계획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주변에 높은 구조물이 있으면 다른 천적 조류에 대한 우려 때문에 번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 섬 조성이 계획된 곳은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대교 분기점’과의 거리가 500m에 불과하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이 이미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알면서도 ‘인천대교 분기점’ 예정지와 불과 5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생색내기’용으로 인공 섬 조성계획을 발표한 뒤 무책임하게 계획을 중단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9천여 마리만 사는 것으로 알려진 검은머리갈매기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우리나라에는 600여 마리가 남아있는 철새로 송도 갯벌에서 유일하게 번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지난 2009년 송도 11공구 매립을 위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면서 대체 서식지 확보 방안을 요구했고 인천경제청이 인공섬 조성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이 이 지역이 대체 서식지로 활용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지만 인천경제청은 무시했다.

게다가 당시 국토교통부와 제2외곽순환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협의도 하지 않았다. 결국 처음부터 대체서식지를 조성할 의지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인천경제청이 11공구 매립을 위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대체 서식지 조성계획을 만들어 놓고, 이를 취소해 버렸다”며 “인천경제청은 지금이라도 마지막 남은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지를 지킬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인공 섬 조성이 검은머리갈매기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곳을 찾는 검은머리갈매기를 보호할 수 있는 다른 해결책을 검토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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