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인공부화된 넓적부리도요, 4500km 떨어진 국내서 발견

2016.11.04
유은영 기자, 환경TV

국립생태원,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 연구에 활용기사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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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 울산광역시 북구의 한 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넓적부리도요. [출처=국립생태원]

러시아에서 인공부화된 멸종위기종 Ⅰ급 넓적부리도요가  4500km 떨어진 국내에서 발견됐다. 이번 이동은 기존 자연부화된 개체의 이동과도 같은 것으로 지속적인 번식지 보호와 보존을 통해 넓적부리도요의 개체수 증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국립생태원(원장 최재천)은 지난 9월 1일 울산광역시 북구의 한 해수욕장에서 러시아 추코트카 반도에서 인공부화된 넓적부리도요 1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연부화된 넓적부리도요가 충남 서천의 유부도 등 서남해안 일대와 경남 낙동강 등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 인공부화된 넓적부리도요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울산지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제4차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 1K가 표기된 깃발(Flag) 형태의 표식이 오른쪽 다리에 부착된 넓적부리도요 1마리를 포착했다.
이 넓적부리도요는 버드 러시아(Birds Russia) 등 여러 국제기구의 협력으로 진행 중인 ‘넓적부리도요 증식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7월 5일 인공부화된 개체로 확인됐다.
증식프로그램에 참여한 러시아의 ‘넓적부리도요 태스크 포스 팀’은 이 넓적부리도요를 7월 26일에 러시아 추코트카 반도 인근에 방사했으며, 8월 10일까지 16일간 같은 장소에서 머문 것을 확인했다.
20일 후인 9월 1일, 이 넓적부리도요는 약 4500㎞ 떨어진 우리나라 울산 해변에서 발견됐다.
도요과 조류인 넓적부리도요는 러시아 시베리아 북극권과 알래스카 등에서 번식하며, 번식을 마친 개체는 우리나라, 일본 등을 거쳐 방글라데시,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겨울을 보낸다.
갯벌과 모래해안에서 생활하며, 독특한 주걱 모양의 부리가 특징이다. 이 부리를 지면에 대고 좌우로 움직이며 물 속에 사는 곤충을 빨아들이는 독특한 습성을 갖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생존 개체수가 500마리 미만인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위급종으로 등재됐다.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올해 인공부화된 넓적부리도요 개체가 우리나라를 기착지로 이용하는 것은 기존의 자연부화된 넓적부리도요의 이동과 같음을 시사한다”며 “이번 발견을 계기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지 보호와 보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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