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습지 파괴 ‘관통도로’ 철회하라”

제2 외곽순환로 건설 추진
환경단체·국제기구들 반발
사실상 갯벌기능 상실 주장
“해외선 상식적으로 불가능”

국토교통부가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인천 송도습지보호지역을 관통하는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 계획을 세워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4월 2일자 1면 보도) 지역 환경단체와 국제기구가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2일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을 통해 “국토교통부와 인천시는 람사르 습지를 파괴하는 도로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도로 계획을 살펴보면 습지보호지역 내에는 분기점이 설치되기 때문에 두 고속도로를 단순히 교차하는 것이 아닌 여러 개의 연결도로가 설치되게 된다”며 “사실상 갯벌의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도 갯벌과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등 세계적 멸종위기 조류의 마지막 숨통마저 끊어버리는 도로건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습지보전법과 람사르협약을 무력화시키는 도로계획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대교와 제2외곽순환도로가 교차하는 분기점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습지보호지역에 엄청난 규모의 기둥을 박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습지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제2외곽순환도로 위치를 육지 쪽으로 조정하면 된다”며 “더 이상 경제적 이윤과 기관의 이익을 위해 보전해야 할 마지막 보호 지역까지 스스로 망가뜨리는 행정계획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국제기구 관계자들도 도로 계획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송도에 본부가 위치한 UN 산하 기구인 ‘동아시아대양주철새이동경로파트너십(EAAFP)’ 주딧 사보(Judit Szabo·호주) 박사는 “인천은 세계적 희귀 종인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도요 물떼새 등의 중요한 번식지이자 중간 기착지”라며 “이런 소중한 갯벌이 습지보호지역을 제외하고 전부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남은 송도습지보호지역의 갯벌마저 오염된다면 다시는 새들이 이곳을 찾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서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주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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